과거에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고 하면 반드시 창구에 가야만 했습니다. 인터넷 뱅킹이 도입되던 시점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았으니 얼마나 은행이 변화가 느린지 체감이 됩니다. 그래도 요즘은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이 기존 은행들을 자극하여 IT에 적극적인 곳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은행계좌 비대면 개설도 가능해졌습니다. 신분증은 핸드폰 사진 촬영으로 제출하고,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번호 수신을 통해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는게 가능합니다. 각종 서류도 어플리케이션으로 쉽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은행들뿐만 아니라 증권사, 저축은행 등까지도 비대면 계좌개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곳이 있습니다. 바로 KB국민은행입니다.
KB국민은행은 은행들 중에서도 매우 보수적인 편입니다. 그런 특성으로 많은 충성 고객들도 갖고 있고, 정부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의 국민은행에 대한 충성도는 상당한 수준이죠. 그래서인지 다른 은행에 비해 변화의 속도도 느린 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비대면 계좌개설도 KB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한 번 같이 입출금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해봅시다.
비대면 계좌개설 중간에 위와 같은 오류 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다시 시도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인증에서 오류가 발생한 이유는 "당행에 등록된 고객정보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KB국민은행을 사용하려고 계좌를 개설하려고 하는 사람은 위와 같은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나는 이전에 KB에서 대출을 받거나 뭔가 가입한 적도 없는데 '등록된 고객정보'와 일치하지 않다고 뜹니다. 뭔가 이상하니 고객센터(1588-9999)로 전화를 겁니다. 그러면 긴 ARS 연결시간을 거쳐서 만나는 상담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KB 고객정보 DB와 입력한 정보를 대조하는 것이어서 KB 쪽 DB에 입력된 정보가 없으면 공란(blank)과 비교하게 되므로 위와 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뜬다고 말입니다. 즉, 가입정보가 없는걸 일치하지 않는다고 오류메시지가 뜨는 것입니다.
동일한 이유로 이러한 메시지가 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응답코드(UCWB1681), 등록된 휴대폰 번호가 없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KB국민은행에 가입한 적이 없으니 등록된 휴대폰 번호가 없습니다. 근데 KB국민은행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가 없어서 내 핸드폰 번호로 본인인증 절차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해결법은 간단합니다. KB국민은행 지점에 내방하여 신분확인 후 은행원이 고객정보를 은행 DB에 직접 등록하면 위와 같은 메시지가 뜨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비대면'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이런 불편함이 있음에도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직원들에게 어처구니 없음을 느끼지만 뭐 그분들의 잘못이겠습니까. 고객상담센터로 전화하더라도 상담원도 자신이 해결할 수 없고, 영업점에 방문해야 한다고 안내하니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바로 지점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네, 이렇게 해서 KB국민은행 지점에 방문하여 은행원과 마주앉은 상태에서 비대면 계좌개설을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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