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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투자공부/굴리는 법

투자기본(2) - 자본주의의 역사, 한국 금융시장과 금융제도

by 개성공장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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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는 제테크가 무엇이고, 왜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가 투자를 배워야만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투자와 투기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 금리, 물가, 경기 등 기본 경제용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가 어떤 역사적 흐름을 거쳐서 형성되었고, 인류 발전의 역사 속에서 금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재의 모습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어떻게 시작하여 무슨 변화를 거쳐왔는지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1. 자본주의의 역사

 

최초 자본주의는 상업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 스페인을 비롯한 국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대량의 금과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유럽 국가들은 화폐로 활용할 수 있는 금, 은과 같은 금속이 풍부한 식민지를 개척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귀금속을 축적하고 식민지를 넓혀서 국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국가가 번영하는 길이라는 중상주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금과 은이라는 금속을 바탕으로 상업활동이 주가 된 것이 바로 상업 자본주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킵니다. 영토나 귀금속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산업 생산규모와 기술이 국가의 부를 이룬다는 산업자본주의의 등장입니다. 이 시기부터 기업집단이 등장하고, 산업은 점차 분업, 전문화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부터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애덤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산업자본주의는 아주 오랜 시기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체계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베트남 전쟁 등 과도한 전비지출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산업자본주의도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본 상업자본주의나 산업자본주의 모두 금, 은, 생산수단 등과 같은 실물에 기반했기 때문입니다. 1971년 미국은 한 가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달러의 금태환을 정지하여 화폐와 실물의 관계를 끊어버린 것입니다. 이전까지 화폐는 실물 금의 그림자였으나 금융은 실물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된 금융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보듯이 화폐를 통하여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1971년 이전까지 35달러는 금 1온스와 교환할 수 있는 금본위제도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통화량 팽창으로 금본위제도는 유지되지 못했고, 달러의 금태환을 포기하는 닉슨 쇼크로 이어집니다. 이후 금융은 실물로부터 독립성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금융자산은 GDP 대비 비율이 1980년 이후 현재까지 3배 이상 증가하였고, 신종금융상품 시장이 매우 커졌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은 매우 커져서 파생상품이 현물은 흔드는 Wag the dog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금융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금융과 실물경제도 동조화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전세계 경제가 금융을 통해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변화에 따라 정부의 역할도 변화해왔습니다. 대공황 이전에는 정부가 특별히 시장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었습니다. 세의 법칙(Say's law)처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념으로 공급을 중시하는 공급주의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을 거치면서 국가의 시장 개입 역할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여 경제를 회복한 것입니다. 정부의 시장 역할을 강조하는 수정자본주의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물가 급등,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전 대공황처럼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개입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재정지출이 물가를 상승시켜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합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을 통하여 경기를 조절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은 다시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여러 교훈들을 바탕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적절히 사용하여 경기를 안정시키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정부의 역할과 시장의 역할이 서로 커지고 작아지는 과정을 거쳐온 것이 자본주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지금 2022년에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정부개입에 대한 비토 의견도 커지고 있는 것을 보면 경기변동 사이클처럼 개입주의와 자유주의가 번갈아가며 대세가 변화해온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정부의 정책 변화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주식의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선거 주기와 주식의 가격 사이클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에는 주가가 상승해왔다고도 하죠.

 

대통령 선거 주기와 주가의 변화

 

 

2. 산업과 금융의 변화

 

앞에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으로는 그 과정에서 산업과 금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봅시다. 오늘날 산업은 과거 제조업 중심의 고성장 사회에서 서비스업 중심의 저성장사회로 변화해왔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은 근대 유럽국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생산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제조업과 생산을 바탕으로 기업과 가계가 부를 축적하는 고성장시기를 거칩니다. 그리고 산업이 성숙되면 성장은 점점 느려지고, 서비스업이 산업의 중심이 되는 소비자본주의로 접어듭니다. 기업은 보유한 자산을 운용하고, 가계도 투자를 바탕으로 이익을 확보합니다.

 

과거 한국은 성장경제였습니다. 산업 기반이 부족하고 가계의 부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이 생산을 하면 바로 팔리는 생산이 중심이 되는 시대입니다. 이 시기에는 고성장, 고물가, 고금리(자금 공급보다 수요가 크기 때문)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제조업 위주의 성장이 이뤄집니다. 이러한 성장경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가 축적되면 경제는 점차 성장률이 감소하여 성숙경제로 접어듭니다. 오늘날 한국처럼 말입니다. 이제 산업 기반이 갖춰져있기 때문에 생산보다는 소비 위주로 시장이 형성됩니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를 유지하게 됩니다.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는만큼 성숙도는 올라가 있는 시기입니다.

 

앞서 성장경제에서는 고성장 고물가이기 때문에 노동자의 임금상승률도 높게 유지됩니다. 전체적인 소득수준, 생활수준은 낮지만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때 금융은 기업대출과 같은 자금 조달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성숙경제에서는 임금상승률이 낮아집니다. 경제는 성장해도 노동자에게는 과실이 적게 돌아갑니다. 따라서 돈에게 일을 시켜서 자산을 운용해야 합니다. 금융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가 됩니다.

 

성장경제에서는 근로소득과 같은 적극적 소득이 매우 중요합니다. 매년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숙경제에서는 투자소득과 같은 소극적 소득이 중요해집니다. 소위 돈이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대소득, 배당소득, 이자소득 등이 해당됩니다. 오늘날에는 금융산업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투자소득을 일반 시민도 쉽게 접하고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금융이란 자금을 빌리거나 타인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를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소비를 미래로 이전시키는 시간거래입니다. 금융거래에는 시간거래에 따른 프리미엄도 있지만 미래의 상환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상대가 상환하지 않는다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융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차입자의 상환의무가 잘 지켜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또한 금융거래 자체는 복잡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제도와 규제가 만들어져왔습니다.

 

금융제도는 금융거래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 등의 문제를 완화하여 거래비용을 줄이고 거래가 용이하게 만드는 제도입니다. 금융제도는 금융거래가 발생하는 금융시장, 해당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금융기관, 금융하부구조를 포함합니다. 금융하부구조는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법률체계를 말하는데 중앙은행제도, 지급결제제도, 금융감독제도, 예금보험제도 등이 해당됩니다. 이러한 제도들은 경제대공항을 거치면서 금융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금융거래가 투명하고 신뢰성이 높아질수록 중간 금융비용은 줄어들어 금융의 효율성이 증가됩니다.

 

금융시장은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금융거래를 하는 장소를 이야기합니다. 금리에 따라 자금의 수요와 공급이 움직입니다. 자금 매개 방법에 따라 직접금융시장, 간접금융시장으로 나뉘고, 자금 공급기간에 따라 화폐시장(단기금융시장), 자본시장(장기금융시장)으로 나뉩니다. 자본시장(증권시장)에서는 거래대상에 따라 주식시장, 채권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고, 이 외에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 등이 있습니다.

 

직접금융시장은 직접적인 금융상품(금융증서)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화폐시장, 자본시장,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이 포함됩니다. 간접금융시장은 예대시장, 신탁업시장, 펀드시장, 보험시장 등 간접금융상품들을 취급하는 시장입니다. 간접금융시장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은행, 보험사입니다. 반면 직접금융시장은 증권회사에서 취급합니다.

 

은행예대업을 하는 금융기관입니다. 예금, 유가증권, 채무증서 등의 발행을 통해 자금을 획득하여 대출을 하는 기관입니다. 예금과 적금과 같은 수신업무, 대출과 같은 여신업무가 메인입니다. 예대업을 통해 신용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금융산업의 근간이 되는 매우 중요한 기관입니다. 여기에 환전을 비롯한 외국환업무, 각종 보증업무, 유가증권투자, 간접투자증권 판매, 카드업 등의 업무도 겸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흔히 우리가 예적금을 하고 대출을 받는 시중은행이 있고, 화폐를 발권하고 통화가치 및 물가의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입니다. 이 외에도 법령에 따라 설립된 은행들도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등입니다. 다양한 경제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은행들입니다.

 

증권회사는 유가증권의 발행 및 유통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입니다.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과 투자자의 중간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증권투자를 중개하는 업무를 합니다.

 

증권시장은 증권의 인수 모집, 매출 업무를 하는 발행시장이 있고, 증권의 매매 업무를 하는 유통시장이 있습니다. 발행시장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증권 부문을 투자IB라고 합니다. 투자은행(IB)은 여러 기관투자자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거래를 주선하는 기관입니다. 개인이 증권거래를 하는 것은 유통시장에 해당됩니다. 실제 주식을 거래하면 증권회사에 위탁하여 매매가 이뤄집니다. 한국거래소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은 증권회사이기 때문에 실제 거래는 위탁거래로 이뤄집니다.

 

유통시장은 거래 장소에 따라 장내시장, 장외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 증시에서 거래하는 것은 장내시장 거래에 해당됩니다. 한국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 등이 해당되며, 흔히 거래소시장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장외시장은 거래소 밖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이야기합니다. K-OTC, 미국 나스닥이 장외시장에 해당됩니다.

 

은행과 증권사 위에는 지주사인 금융지주 회사를 둘 수 있습니다. 국내에는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회사가 해당됩니다. 지주사 밑으로는 은행, 비은행예금 취급기관(2금융 등), 보험사, 증권사(금융투자회사), 카드사(기타금융기관)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금융거래를 보조하는 금융보조기관으로는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금융결제원, 신용보증기관, 신용정보회사, 한국거래소 등이 있습니다. 금융보조기관에 대해 하나씩 살펴봅시다.

 

한국거래소는 증권 거래를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금융보조기관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한국거래소는 민간기구입니다. 증권의 상장업무, 매매체결 업무, 공시 및 감리 등 업무를 처리합니다. 과거에는 코스피 시장만 관리했었지만 한국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이 합쳐지면서 현재의 한국거래소가 되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부기관입니다. 금융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기관입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 감독, 제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하였을 때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기관입니다. 금융결제원은 지급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유일한 중앙예탁결제기관으로 증권을 예탁하여 증권투자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합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장외주식시장인 K-OTC, 소액채권 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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