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시 시스템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인 터빈의 모습입니다. 터빈은 발전기와 동일 축에 연결되어 기계적인 힘을 발전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데 필요한 핵심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 글에서는 에너지 시스템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왔고, 오늘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향한 세계적인 움직임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에너지 시스템의 중요성, 역사적 발전 소개
-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전 세계적 경향
□ 에너지 엔지니어링
에너지 엔지니어링은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 시스템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전기기기, 전력설비 등과 같은 전기에너지 시스템부터 냉난방, 환기설비와 같은 HVAC 등 기계시스템, 원유나 천연가스 등의 수송을 위한 서플라이 체인 모두 에너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시스템은 신뢰성과 지속성이라는 2가지 요소가 중요합니다. 언제나 소비자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구되는 적정한 양의 에너지를 적당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에너지의 신뢰성입니다. 과거의 에너지 시스템은 이 신뢰성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전기시스템은 정전이 일어나선 안 되고, 시장에 원유나 가스 등 에너지원의 공급에 차질이 생겨서도 안 됩니다.
한편, 오늘날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에너지의 환경적인 지속가능성도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에너지를 경제적으로 신뢰성 있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에너지 시스템이여도 보다 적게 탄소를 배출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우선되기 시작했습니다.
□ 에너지 공급의 역사
에너지의 역사를 따지자면 오래전 인류가 불을 사용한 시점부터 돌아가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근현대적 의미에서 에너지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최초의 증기기관들은 동력도 작았고 효율도 떨어졌습니다. 계속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졌지만 오래동안 에너지 시스템의 열 공급원(process heat)으로 목재, 숯, 바이오연료를 사용했습니다.
해상 운송수단에서 에너지원은 고대부터 바람이었습니다. 고대 지중해나 아시아에서도 돛단배는 아주 예전부터 활용되었으며, 18세기부터 유럽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돛을 사용하는 범선(갤리온 등)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증기기관이 발전하면서 19세부터는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증기선이 등장했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의 주된 에너지원은 풍력이었습니다. 선박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풍차가 활용되었습니다. 고대 중동 지역에서 최초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풍차는 오랜 시간을 거쳐 개량되었습니다. 풍차의 회전에너지를 수평축 회전으로 전달시켰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상부구조(turret)이 회전할 수 있는 풍차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오늘 날에도 이런 풍차의 최종 개량형의 모습을 네달란드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산업혁명 이후에는 이런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풍차나 수력(물레방아) 등은 점점 증기기관이 대체하기 시작했고, 증기기관 또한 전기모터와 전기펌프 등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20세기부터는 전기와 가솔린이 메인 에너지원이 되었고, 대부분의 에너지 시스템이 여기에 맞춰서 진화해왔습니다.
이렇게 에너지원과 에너지 시스템이 변화한 이유는 출력의 차이 때문입니다. 과거 에너지원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반면 출력이 너무 약했습니다. 사람은 장기간 일을 할 때 출력이 약 70W, 말은 200W 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역사적인 대전투의 에너지 출력도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칸나에 전투 당시 최대 출력은 9MW 입니다. 만리장성을 짓는데 투입되었을 인력의 출력은 21MW 정도입니다.
반면에 오늘날 화력발전소 1기의 출력은 무려 500MW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APR1400)의 출력은 1,400MW입니다. 흔히 타는 10량 지하철의 최대 출력은 4MW 입니다. 마력(Horse power, HP)으로는 5364마리의 말이 끄는 힘과 동일합니다. 고도화된 현대의 에너지 시스템은 이처럼 매우 높은 출력을 장시간 낼 수 있습니다.
□ 에너지, 인구, 부의 관계
에너지 소비 수준은 경제 수준과 비례합니다. 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에너지와 부는 상호 비례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통해 경제발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850년과 2010년, 약 160년의 흐름을 살펴봅시다. 이 기간동안 세계의 인구는 약 5배가 증가했습니다. 에너지 생산량은 20배가 증가했습니다. 19세기(1850~1900년)에는 산업화, 철도 건설 등으로 인구나 에너지 생산량이 비교적 선형으로 증가해왔습니다. 하지만 1900~1950년의 50년 동안은 다양한 에너지가 공급되면서 1인당 에너지 소비량도 2배 증가했습니다. 1975~2000년 25년간도 에너지 사용량과 인구는 계속 증가했지만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일정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 한계효용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 도달한 국가들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10년간 1인당 에너지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급성상으로 소폭 증가하였습니다.
GDP와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해보면, 1인당 GPD로 계산한 해당 국가의 부는 곧 1인당 에너지 사용과 연관이 있습니다. GDP와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최저국가와 최고국가의 차이가 약 100배로 비슷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에너지 사용량과 GDP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이 매년 발표하는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에는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당 국가의 번영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죠. 최저값이 0이고, 최고값이 1입니다. 해당 국가의 기대수명, 교육지수, 취학률, GDP 지수 등을 계산합니다.
- 기대수명(Life expectancy) = (LE-25) / (85-25)
- 교육지수 = 2/3 ( ALI(성인문해비율) ) + 1/3 (CGER)
- 취학률 CGER = 1/3 (GERPrim + GERSecond + GERTerti)
- GDP 지수 = [ log( GDPpc (구매력평가기반 1인당 GDP) ) - log(100) ] / [ log(40000) - log(100) ]
해당 HDI 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중동지역의 국가 등 산유국에서는 HDI 값도 높긴 하지만 다른 국가의 추세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훨씬 높은 국가들도 있습니다.
- 짐바브웨 : 기대수명 38년, HDI 0.491 / 1인당 에너지 소비 : 2.2 * 10^10 J
- 캐나다 : HDI 0.950 / 1인당 에너지 소비 : 4.7 * 10^11 J
- 높은 HDI 값을 갖는 나라 중에서 광범위한 에너지 강도 값이 존재
: 바레인 HDI 0.859 / 1인당 에너지 소비 : 6.5 * 10^11 J / GDP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높음
□ 에너지 소비와 환경 위기
앞서 에너지의 역사를 살펴본 것처럼 세계의 에너지 소비량은 최근 60년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에서 에너지 소비증가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처럼 선진국에 다다르면 에너지 소비는 더이상 증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구증가가 매우 급격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인구와 더불어 1인당 에너지 소비량도 증가하면서 에너지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신흥국들은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운송시스템부터 냉난방, 산업공정에 사용되는 열 등 다양한 곳에 에너지 소비가 증가합니다. 고속성장 시기에 베이비붐까지 겹지면서 인구가 급성장해서 1인당 에너지 사용량과 인구가 동시에 증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에너지 소비 증가는 신흥국에서 매우 빠르게 증가하지만 아직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보면 여전히 선진국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긴 합니다.
- 신흥국과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 비교(2008년) : 신흥국 271EJ, 선진국 249EJ (E : 엣타, 10^18)
- 선진국 인구가 14억, 신흥국 53억임을 고려하면 선진국이 약 3배의 에너지를 더 소비함
선진국 중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역시 미국입니다. 유럽 전체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상승중입니다. 미국은 향후 30년간 계속 인구성장이 계속되는 국가이기도 해서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은 비례하는 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에너지 효율적 사용과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재생 확대정책도 그런 연장선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과 사용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서비스 측면도 고려할만 합니다. 계속되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개개인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경제를 둔화시킬 위험요소이기도 합니다.
□ 미래 에너지에 대한 논쟁
오늘날 가장 주된 에너지원 3가지를 꼽자면 화력에너지(화석연료), 원자력에너지, 재생에너지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에너지원 비율은 화력에너지가 85%, 재생에너지 8%, 원자력 7%입니다. 세계 인구는 점점 인구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2060년에 90억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구증가와 경제발전으로 세계 평균 에너지 소비량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력에너지는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주 에너지원이며,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자본비용이 작고, 운영비용 또한 작습니다. 오늘날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입니다. 하지만 유가의 변동을 보듯이 연료비가 일정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습니다. 채굴량도 한정적이어서 언젠가는 고갈될 가능성이 있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입니다.
원자력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연료비용이 매우 낮은 편이며, 이산화탄소, 공해물질 등을 배출하지 않습니다. 우라늄 등 연료도 화석연료보다 채굴량이 많은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원전 건설과 전력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투자비가 매우 높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또한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고방사성 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하고 관리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료비가 소요되지 않습니다. 에너지 공급이 무한에 가깝고 이산화탄소 배출 등이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건설비용이 매우 높고,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또한 넓은 면적과 자본비용이 높은 장비가 소모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2060년경 90억명에 다다를 인구에 대해 적절한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해야할까. 1인당 10^8 BTU에 도달하는 에너지 소비에 대응할 방법은 다음과 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70년이 되면 탄소를 그대로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은 거의 없어질 것입니다. 재생에너지는 계속 성장하여 전체 에너지 공급의 약 30%를, 원자력도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CCS, 탄소 포집 기술이 적용된 화석에너지원이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도 점차 다른 에너지원으로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 에너지 관련 단위
- 마이크로, 10^-6
- 밀리, 10^-3 : mA, 하나의 태양전지로부터의 전류 유동
- 킬로, 10^3 : kWh, 전력량 척도 단위
- 메가, 10^6 : MW, 최대 사용 풍력터빈의 최대 동력 출력
- 기가, 10^9 : GWh, 전형적인 화석연료 발전소의 연간 출력
- 테라, 10^12 : TW, 세계 모든 발전소의 전체 용량 크기
- 페타, 10^15 : PJ, 미국 철도가 2년간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분량
- 엑사, 10^18 : EJ, 모든 국가에서 연간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 분량
- 배럴(barrel) : 석유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 158.9L
- BTU : 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약 1,055J
- cal (칼로리) : 1그램의 물을 섭씨 1도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약 4.2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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